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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 05. 책임과 메시지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를 읽고 정리한 글입니다.

책임감 분산(diffusion of responsibility): 사건에 대한 목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은 적어진다.


자율적인 책임

설계의 품질을 좌우하는 책임

자율적인 객체란 스스로 정한 원칙에 따라 판단하고 스스로의 의지를 기반으로 행동하는 객체이다.

  • 자율성: 자시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신을 통제해서 절제하는 성질이나 특성
  • 타율성: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해진 규율이나 원칙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성질


자신의 의지에 따라 증언할 수 있는 자유

객체가 책임을 자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객체에게 할당되는 책임이 자율적이어야 한다.

그림 1 - 왕이 모자 장수에게 '증언하라'라고 명령.

첫 번째 협력에서 모자 장수는 왕에게 증언할 책임은 있지만 증언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절차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자유를 누린다.

그림 2 - 왕이 모자 장수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증언할 것인지 명령.

두 번째 협력에서 왕은 더 상세한 수준으로 요청한다. 문제는 이 책임들이 모자 장수가 증언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점이다. 모자 장수는 증언하기 위해 무조건 자신의 기억에만 의존해야 한다.


너무 추상적인 책임

그림 3 - 왕이 모자 장수에게 '설명하라'라고 명령.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책임을 협력을 좀 더 다양한 환경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이라는 축복을 내려준다. 그러나 책임은 협력에 참여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추상적이어야 한다. ‘증언하라’ 라는 책임이 훌륭한 책임인 이유는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추상적인 동시에 협력의 의도를 뚜렷하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

자율적인 책임의 특징은 객체가 ‘어떻게(how)’가 아니라 ‘무엇(what)’을 해야 하는가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메시지와 메서드

메시지

메시지-전송: 객체의 행동을 유발하는 행위

왕이 모자 장수에게 전송하는 메시지를 가리키는 ‘증언하라’라는 부분을 메시지 이름(message name)이라 한다. 메시지를 전송할 때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한 경우 메시지의 인자(argument)를 통해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왕이 어제, 왕국에서 목격한 것을 증언하라고 요청하고 싶을 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사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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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하라(어제, 왕국)

메시지 전송은 수신자와 메시지(메시지 이름, 인자)의 조합이다. 수신자, 메시지 이름, 인자의 순서대로 나열하면 메시지 전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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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장수.증언하라(어제, 왕국)


메서드

  • 메서드
    • 메시지를 처리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선택하는 방법
    • 어떤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면 결과적으로 메시지에 대응되는 특정 메서드가 실행된다.


다형성

  • 서로 다른 유형의 객체가 동일한 메시지에 대해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것
  •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대체 가능성

서로 다른 객체들이 다형성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객체들이 동일한 책임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시지 수신자들이 동일한 오퍼레이션을 처리하더라도 메시지 송신자의 관점에서 이 객체들은 동일한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다.

다형성은 객체들의 대체 가능성을 이용해 설계를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하게 만든다. 따라서 수신자의 종류를 캡슐화한다. 다형성은 송신자와 수신자간의 객체 타입에 대한 결합도를 메시지에 대한 결합도로 낮춤으로써 달성된다.


유연하고 확장 가능하고 재사용성이 높은 협력의 의미

송신자가 수신자에 대해 매우 적은 정보만 알고 있더라도 상호 협력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설계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1. 협력이 유연해진다.
    • 송신자에 대한 파급효과 없이 유연하게 협력을 변경할 수 있다.
  2.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확장할 수 있다.
    • 송신자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고 수신자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협력의 세부적인 수행 방식을 쉽게 수정할 수 있다.
  3.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재사용할 수 있다.


객체-지향 시스템은 협력하는 객체들의 연결망(web)이다. 시스템은 객체를 생성하고 상호 간에 메시지를 송신할 수 있게 이들을 끼워 맞춤으로써 구축된다. 시스템의 행위는 객체들의 조합으로 창발되는 속성이다.

이것은 객체의 조합을 변경함으로써 시스템의 행위를 쉽게 변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송신자와 수신자를 약하게 연결하는 메시지

메시지는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결합도를 낮춤으로써 설계를 유연하고, 확장 가능하고, 재사용 가능하게 만든다.


메시지를 따라라

객체지향의 핵심, 메시지

객체지향 어플리케이션은 클레스를 이용해 만들어지지만 메시지를 통해 정의된다. 클래스는 단지 동적인 객체들의 특성과 행위를 정적인 텍스트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추상화 도구일 뿐이다. 클래스를 정의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 객체들의 속성과 행위를 식별하는 것이 먼저다. 클래스는 객체의 속성과 행위를 담는 틀일 뿐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동적인 객체들의 집합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객체 자체에 초점을 맞출 경우 가장 흔히 범하게 되는 실수는 협력이라는 문맥을 배제한 채 객체 내부의 데이터 구조를 먼저 생각한 후 데이터 조작에 필요한 오퍼레이션을 나중에 고려하는 것이다.

데이터 중심으로 객체를 설계하는 방식은 객체의 내부 구조를 객체 정의의 일부로 만들기 때문에 객체의 자율성을 저해한다; 객체 외부에서는 몰라도 되는 객체 내부 구조의 변경이 외부의 협력자에게까지 파급될 것이다. 이런 접근 방법을 데이터-주도 설계라 부른다.


책임-주도 설계 다시 살펴보기

  • 책임-주도 설계
    •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협력하는 객체들을 이용해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
    • 객체들 간에 주고받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적절한 역할과 책임, 협력을 발견하는 것

역할, 책임, 협력을 식별하는 것은 어플리케이션이 수행하는 기능을 시스템의 책임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협력 관계를 시작할 적절한 객체를 찾아 시스템의 책임을 객체의 책임으로 할당한다. 객체가 다른 객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어떤 메시지가 필요한지 결정한다. 이후엔 메시지를 수신하기 적합한 객체를 선택한다.

결과적으로 메시지가 수신자의 책임을 결정한다.


What/Who 사이클

‘어떤 행위(what)’를 수행할 것인지를 결정한 후에 ‘누가(who)’그 행위를 수행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여기서 ‘어떤 행위’는 메시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객체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와 관련된 행위를 수행할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행위를 먼저 식별한 후에 행위를 수행할 적절한 객체를 찾는다.


묻지 말고 시켜라

메시지를 먼저 결정하고 객체가 메시지를 따르게 하는 설계 방식의 스타일을 묻지 말고 시켜라(Tell, Don’t Ask) 스타일 또는 데메테르 법칙(Law of Demeter)이라 한다.

What/Who 사이클은 어떤 객체가 필요한지를 생각하지 말고 어떤 메시지가 필요한지를 먼저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메시지 중심의 설계는 메시지 수신자의 캡슐화를 증진시킨다. 송신자가 수신자의 내부 상태를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송신자와 수신자가 느슨하게 결합된다.

객체는 다른 객체의 상태를 묻지 말아야 한다. 상태를 묻는다는 것은 메시지를 전송하기 이전에 객체가 가져야 하는 상태에 관해 너무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결과적으로 ‘묻지 말고 시켜라’ 스타일은 객체를 자융적으로 만들고 캡슐화를 보장하며 결합도를 낮게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설계를 유연하게 만든다. ‘어떻게’에서 ‘무엇’으로 전환하는 것은 인터페이스의 크기를 급격하게 감소시키며, 크기가 작다는 것은 외부에서 해당 객체에게 의존해야하는 부분이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객체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

어떤 두 사물이 마주치는 경계 지점에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이어주는 방법이나 장치를 의미한다.

인터페이스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1. 인터페이스의 사용법을 익히기만 하면 내부 구조나 동작 방식을 몰라도 쉽게 대상을 조작하거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2. 인터페이스 자체는 변경하지 않고 단순히 내부 구성이나 작동 방식만을 변경하는 것은 인터페이스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3. 대상이 변경되더라도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상호작용 할 수 있다.


메시지가 인터페이스를 결정한다.

객체와 인터페이스는 객체가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의 목록으로 구성되며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는지가 객체가 제공하는 인터페이스의 모양을 빚는다.


공용 인터체이스

인터페이스는 외부에서 접근 가능한 공개된 인터페이스(공용 인터페이스)와 내부에서만 접근할 수 있는 감춰진 인터페이스로 구분된다.

모든 인터페이스는 메시지 전송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단지 메시지 송신자가 다른 객체인지 객체 자신인지만 다를 뿐이다.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

객체 관점에서 생각하는 방법

다음은 맷 와이스펠드(Matt Weisfeld)가 객체지향적인 사고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주장되는, 인터페이스에 대한 세 가지 원칙이다.

  • 좀 더 추상적인 인터페이스
  • 최소 인터페이스
    • 외부에서 사용할 필요가 없는 인터페이스는 최대한 노출하지 말 것
  • 인터페이스와 구현 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식


구현

  • 구현(implementation)
    • 내부 구조와 작동 방식을 가리키는 고유의 용어.
    • 객체를 구성하지만 공용 인터페이스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것이 포함됨

객체의 외부와 내부를 분라히라는 것은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와 구현을 명확하게 분리하라는 것이다.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 원칙

훌륭한 객체란 인터페이스만 알면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객체를 의미한다.

변경해도 무방한 안전 지대와 변경했을 경우 외부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지대를 구분해야 한다. 안전지대는 객체의 내부인 구현이고 위험지대는 객체의 외부인 공용 인터페이스이다. 객체가 가져야 할 상태와 메서드 구현은 객체 내부에 속한다. 이 부분을 수정하더라도 객체 외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캡슐화

객체의 자율성을 보존하기 위해 구현을 외부로부터 감주는 것을 말한다. 정보 은닉(information hiding)이라 부르기도 한다.

객체지향 세계에서 캡슐화는 두 가지 관점에서 사용된다.

  • 상태와 행위의 캡슐화
  • 사적인 비밀의 캡슐화


상태와 행위의 캡슐화

객체는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관리하며 상태를 변경하고 외부에 응답할 수 있는 행동을 내부에 함께 보관한다. 객체는 상태와 행동을 하나의 단위로 묶는 자율적인 실체다. 이 관점을 데이터 캡슐화(data encapsulation)라고 한다.

객체는 상테와 행위를 한데 묶은 후 반드시 접근해야만 하는 행위만 골라 공용 인터페이스를 통해 노출한다. 데이터 캡슐화는 인터페이스와 구현을 분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사적인 비밀의 캡슐화

외부에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는 메시지만을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에 포함시키고 개인적인 비밀은 공용 인터페이스의 뒤에 감춤으로써 외부의 불필요한 공격과 간섭으로부터 내부 상태를 경리할 수 있다. 따라서 객체는 공용 인터페이스를 경계로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외부의 객체는 공용 인터페이스에만 의존해야 하고 구현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


책임의 자율성이 협력의 품질을 결정한다.

  1. 자율적인 책임은 협력을 단순하게 만든다.
    • 자율적인 책임은 의도를 명확하게 표현함으로써 협력을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또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무시하고 의도를 드러내는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함으로써 협력을 단순하게 만든다.
  2. 자율적인 책임은 객체의 외부와 내부를 명확하게 분리한다.
    • 요청하는 객체가 몰라도 되는 사적인 부분이 객체 내부로 캡슐화되기 때문에 인터페이스와 구현이 분리된다.
  3. 책임이 자율적일 경우 책임을 수행하는 내부적인 방법을 변경하더라도 외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변경의 파급효과가 객체 내부로 캡슐화되기 때문에 두 객체 간의 결합도가 낮아진다.
  4. 자율적인 책임은 협력의 대상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협력이 좀 더 유연해지고 다양한 문맥에서 재활용될 수 있다.
    • 설계가 유연해지고 재사용성이 높아진다.
  5. 객체가 수행하는 책임들이 자율적일수록 객체의 역할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객체의 응집도를 높은 상태로 유지하기 쉬워진다.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적절하게 ‘추상화’되며, ‘응집도’가 높아지고, ‘결합도’가 낮아지며, ‘캡슐화’가 증진되고, ‘인터페이스와 구현이 명확히 분리’되며, 설계의 ‘유연성’과 ‘재사용성’이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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