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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 04. 역할, 책임, 협력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를 읽고 정리한 글입니다.


협력

요청하고 응답하며 협력하는 사람들

협력은 다수의 요청과 응답으로 구성되며 전체적으로 협력은 연쇄적인 요청과 응답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연쇄적인 요청과 응답의 흐름으로 구성된 협력


누가 파이를 훔쳤지?

앨리스의 이야기에서 재판 장면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은 객체다. 왕과 하얀 토끼, 모자 장수라고 불리는 객체들은 하트 잭을 재판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 즉, 이 이야기의 등장하는 객체들은 하트 잭의 재판이라는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것이다.


재판 속의 협력

왕이 모자 장수로부터 증언을 듣는 과정

  • 누군가가 왕에게 재판을 요청함으로써 재판이 시작된다.
  • 왕이 하얀 토끼에게 증인을 부를 것을 요청한다.
  • 왕의 요청을 받은 토끼는 모자 장수에게 증인석으로 입장할 것을 요청한다.
  • 모자 장수는 증인석에 입장함으로써 토끼의 요청에 응답한다.
  • 모자 장수의 입장은 왕이 토끼에게 요청했던 증인 호출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 이제 왕은 모자 장수에게 증언할 것을 요청한다.
  • 모자 장수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증언함으로써 왕의 요청에 응답한다.

아래 그림은 왕과 하얀 토끼, 모자 장수 사이의 협력 관계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왕과 하얀 토끼, 모자 장수 사이의 협력 관계

  • 화살표: 특정 인물에게 보내지는 요청
  • 문장 앞의 번호: 요청이 발생하는 순서

협력 안의 요청과 응답에 초점을 맞춰보자.

  • 어떤 등장인물들이 특정한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그 요청에 대해 적절한 방식으로 응답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행동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
    • 누군가 왕에게 재판을 해달라는 요청을 보냈다는 말은 왕이 재판을 수행할 의무가 있으며, 재판에 필요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
    • 왕이 하얀 토끼에게 목격자를 불러오라고 요청한 이유는 토끼가 목격자에 대해 알고 있으며 동시에 목격자를 부를 의무가 있기 때문


책임

어떤 객체가 어떤 요청에 대해 대답해줄 수 있거나, 적절한 행동을 할 의무가 있는 경우 해당 객체가 책임을 가진다고 한다. 어떤 대상에 대한 요청은 그 대상이 요청을 처리할 책임이 있음을 암시한다.

“객체지향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책임을 능숙하게 소프트웨어 객체에 할당하는 것” [Larman 2004]


책임의 분류

책임은 객체에 의해 정의되는 응집도 있는 행위의 집합으로, 객체가 알아야 하는 정보와 객체가 수행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개략적으로 서술한 문장이다. 즉, 객체의 책임은 ‘객체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knowing)’와 ‘무엇을 할 수 있는가(doing)’로 구성된다.

  • 하는 것(doing)
    • 객체를 생성하거나 계산을 하는 등의 스스로 하는 것
    • 다른 객체의 행동을 시작시키는 것
    • 다른 객체의 활동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것
  • 아는 것(knowing)
    • 개인적인 정보에 관해 아는 것
    • 관련된 객체에 관해 아는 것
    • 자신이 유도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것에 관해 아는 것

위 그림을 통해 두 가지 범주의 책임을 발견해보자

  • 왕은 하얀 토끼에게 목격자를 불러오도록 요청하고, 목격자인 모자 장수에게 증언을 하라고 요청
    • 재판에 참여하는 “다른 객체들의 활동을 제어하고 조율”
    • 하는 것과 관련된 책임 수행
  • 하얀 토끼는 목격자가 모자 장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동시에 모자 장수가 증인석에 입장하도록 요청
    • 첫 번째 책임: “관련된 객체에 대해 아는 것”
    • 두 번째 책임: “다른 객체의 행동을 시작시키는 것”
    • 아는 것하는 것 두 가지 종류의 책임 모두 수행
  • 모자 장수의 경우 스스로 증인석에 입장해야 하는 책임과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증언해야하는 책임을 갖고있음
    • 첫 번째 책임: “객체를 생성하거나 계산을 하는 등의 스스로 하는 것”
    • 두 번째 책임: “자신이 유도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것에 관해 아는 것”
    • 아는 것하는 것 두 가지 종류의 책임 모두 수행

왕과 하얀 토끼, 모자 장수 사이의 협력 관계

  • 책임은 객체의 외부에 제공해줄 수 있는 정보(아는 것의 측면)와 외부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서비스(하는 것의 측면)의 목록
  • 책임은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public interface)를 구성


책임과 메시지

책임과 메시지의 수준은 같지 않다

  • 책임은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행위를 상위 수준에서 개략적으로 서술한 것
  • 책임을 결정한 후 실제로 협력을 정제하면서 이를 메시지로 변환할 때는 하나의 책임이 여러 메시지로 분할되는 것이 일반적


역할

책임의 집합이 의미하는 것

어떤 객체가 수행하는 책임의 집합은 객체가 협력 안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암시한다.


판사와 증인

아래는 모자 장수가 증인석에 입장해서 증언하기까지의 협력과정이다.

  • 누군가가 “왕”에게 재판을 요청함으로써 재판이 시작된다.
  • “왕”이 하얀 토끼에게 증인을 부를 것을 요청한다.
  • “왕”의 요청을 받은 토끼는 “모자 장수”에게 증인석으로 입장할 것을 요청한다.
  • “모자 장수”는 증인석에 입장함으로써 토끼의 요청에 응답한다.
  • “모자 장수”의 입장은 연쇄적으로 토끼에 대한 “왕”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 이제 “왕”“모자 장수”에게 증언할 것을 요청한다.
  • “모자 장수”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증언함으로써 “왕”의 요청에 응답한다.

요리사가 증언을 하는 경우에도 재판 과정은 위와 동일하다.

  • 누군가가 “왕”에게 재판을 요청함으로써 재판이 시작된다.
  • “왕”이 하얀 토끼에게 증인을 부를 것을 요청한다.
  • “왕”의 요청을 받은 토끼는 “요리사”에게 증인석으로 입장할 것을 요청한다.
  • “요리사”는 증인석에 입장함으로써 토끼의 요청에 응답한다.
  • “요리사”의 입장은 연쇄적으로 토끼에 대한 “왕”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 이제 “왕”“요리사”에게 증언할 것을 요청한다.
  • “요리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증언함으로써 “왕”의 요청에 응답한다.

앨리스가 증언을 하는 장면에 이르면 왕은 여왕으로, 모자 장수와 요리사의 자리는 앨리스로 바뀐다.

  • 누군가가 “여왕”에게 재판을 요청함으로써 재판이 시작된다.
  • “여왕”이 하얀 토끼에게 증인을 부를 것을 요청한다.
  • “여왕”의 요청을 받은 토끼는 “앨리스”에게 증인석으로 입장할 것을 요청한다.
  • “앨리스”는 증인석에 입장함으로써 토끼의 요청에 응답한다.
  • “앨리스”의 입장은 연쇄적으로 토끼에 대한 “여왕”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 이제 “여왕”“앨리스”에게 증언할 것을 요청한다.
  • “앨리스”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증언함으로써 “여왕”의 요청에 응답한다.


역할이 답이다.

‘판사’와 ‘증인’이라는 역할(role)을 사용하면 세 가지 협력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협력으로 추상화할 수 있다.

  • 누군가가 “판사”에게 재판을 요청함으로써 재판이 시작된다.
  • “판사”는 하얀 토끼에게 증인을 부를 것을 요청한다.
  • “판사”의 요청을 받은 토끼는 “증인”에게 증인석으로 입장할 것을 요청한다.
  • “증인”은 증인석에 입장함으로써 토끼의 요청에 응답한다.
  • “증인”의 입장은 연쇄적으로 토끼에 대한 “판사”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 이제 “판사”“증인”에게 증언할 것을 요청한다.
  • “증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증언함으로써 “판사”의 요청에 응답한다.

역할은 협력 내에서 다른 객체로 대체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일종의 표식이다.

판사, 토끼, 증인의 협력 관계

역할을 이용해 협력을 추상화했기 때문에 ‘판사’나 ‘증인’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어떤 객체라도 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객체는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객체로 한정된다.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해당 객체들이 협력 내에서 동일한 책임의 집합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객체들이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다는 뜻이다.

판사, 토끼, 증인의 협력 관계

  • 역할의 개념을 사용하면 유사한 협력을 추상화해서 인지 과부하를 줄일 수 있음
  • 협력이 유연해지며 객체들의 재사용성이 높아짐
  • 단순성(simplicity), 유연성(flexibility), 재사용성(reusability)


협력의 추상화

  • 역할을 이용하면 협력을 추상화함으로써 단순화
    • 역할은 하나의 협력 안에 여러 종류의 객체가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협력을 추상화할 수 있다는 것
    • 협력의 추상화는 설계자가 다뤄야 하는 협력의 개수를 줄이는 동시에 구체적인 객체를 추상적인 역할로 대체함으로써 협력의 양상을 단순화
  • 구체적인 객체로 추상적인 역할을 대체해서 동일한 구조의 협력을 다양한 문맥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과거의 전통적인 패러다임과 구분되는 객체지향만의 힘


대체 가능성

역할은 협력 안에서 구체적인 객체로 대체될 수 있는 추상적인 협력자다.

  • 객체는 협력 안에서 역할이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함
  • 객체가 역할을 대체 가능하기 위해서는 협력 안에서 역할이 수행하는 모든 책임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함
  • 객체가 역할에 주어진 책임 이외에 다른 책임을 수행할 수도 있음
  • 객체는 역할이 암시하는 책임보다 더 많은 책임을 가질 수 있음
  • 대부분의 경우 객체의 타입과 역할 사이에는 일반화/특수화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 일반적
  • 역할이 협력을 추상적으로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역할 자체가 객체의 추상화이기 때문

역할의 대체 가능성은 행위 호환성을 의미하고, 행위 호환성은 동일한 책임의 수행을 의미한다.


객체지향 설계 기법

  • 책임-주도 설계(Responsibility-Driven Design)
    • 협력에 필요한 책임들을 식별하고 적합한 객체에게 책임을 할당하는 방식
    •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전문가들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고 무엇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보여줌
  • 디자인 패턴(Design Pattern)
    •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해결 방법을 정의해 놓은 설계 템플릿의 모음
    • 패턴은 전문가들이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식별해 놓은 역할, 책임, 협력의 모음
  • 테스트-주도 개발(Test-Driven Development)
    • 테스트를 먼저 작성하고 테스트를 통과하는 구체적인 코드를 추가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해가는 방식
    • 테스트가 아니라 설계를 위한 기법
    • 구체적인 코드를 작성해나가면서 역할, 책임, 협력을 식별하고 역할, 책임, 협력이 적합한지를 피드백 받는 것


책임-주도 설계

  • 시스템의 기능은 더 작은 규모의 책임으로 분할되고 각 책임은 책임을 수행할 적절한 객체에게 할당
  •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는 도중에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정보나 기능이 필요한 경우 적절한 객체를 찾아 필요한 작업을 요청
  •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작업을 요청하는 행위를 통해 결과적으로 객체들 간의 협력 관계가 만들어짐
  • 시스템의 책임을 객체의 책임으로 변환
  • 각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는 중에 필요한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해줄 협력자를 찾아 해당 협력자에게 책임을 할당하는 순차적인 방식
  • 객체의 상태가 아니라 객체의 책임과 상호작용에 집중
  • 시스템은 스스로 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자율적인 동시에 다른 객체와 우호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협조적인 객체들로 이뤄진 생태계를 구성

협조적이고 성실한 객체 시민들로 구성된 객체지향 시스템을 설계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기능인 시스템 책임을 파악한다.
  • 시스템 책임을 더 작은 책임으로 분할한다.
  • 분할된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아 책임을 할당한다.
  •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는 중에 다른 객체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이를 책임질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는다.
  • 해당 객체 또는 역할에게 책임을 할당함으로써 두 객체가 협력하게 한다.


디자인 패턴

  • 모범이 되는 설계
  • 패턴은 특정한 상황에서 설계를 돕기 위해 모방하고 수정할 수 있는 과거의 설계 경험
  •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와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의 쌍으로 정의됨
  •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서술하고, 패턴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과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을 함께 설명
  • 반복해서 일어나는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설계가 왜(why)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
  • 전체와 부분을 하나의 단위로 추상화해야 하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패턴
  • 책임-주도 설계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따르지 않고도 시스템 안에 구현할 객체들의 역할과 책임, 협력 관계를 빠르고 손쉽게 포착할 수 있음
  • 책임-주도 설계의 결과물인 동시에 지름길


테스트-주도 개발

  • 애자일 방법론의 한 종류인 XP의 기본 프랙티스로 소개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설계 기법
  • 실패하는 테스트를 작성하고, 테스트를 통과하는 가장 간단한 코드를 작성한 후 리팩터링(Refactoring)을 통해 중복을 제거
  • ‘작동하는 깔끔한 코드(clean code that works)’를 얻을 수 있음
  • 응집도가 높고 결합도가 낮은 클래스로 구성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최상의 프랙티스
  • 객체가 이미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객체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송할 것인지에 관해 먼저 생각하라고 충고
  • 책임을 수행할 객체 또는 클라이이언트가 기대하는 객체의 역할이 메시지를 수신할 때 어떤 결과를 반환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객체와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코드의 형태로 작성하는 것
  • 책임-주도 설계의 기본 개념을 따름
  • 책임-주도 설계를 통해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를 테스트라는 안전장치를 통해 좀 더 빠르고 견고한 방법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상의 설계 프랙티스
  • 객체지향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요구함
  • 책임-주도 설계의 기본 개념과 다양한 원칙과 프랙티스, 패턴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좋은 설계에 대한 감각과 경험을 길러야만 적용할 수 있는 설계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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